살면서 나는 아닐 거야 했는데 암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정말 아무 생각이 안 듭니다. 친정아버지의 췌장암 진단이 나왔을 때 정말 앞이 깜깜했습니다. 한 번도 아프신 적이 없고 운동도 꾸준히 하시며 술, 담배도 안 하셨는데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원인을 찾기에 급급했죠. 그렇지만 이런 것들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당면한 과제는 항암치료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암환자가 많기 때문에 항암치료에 대한 많은 정보와 경험들이 있지만 막상 닥치면 정말 신중히 선택해야 할 문제입니다. 친정아버지의 사례를 들어 항암치료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얘기해 보려 합니다.
항암치료 할 것인가
암이라면 병행되어야 하는 치료는 항암치료와 방사선입니다. 수술이 가능하다면 그것 또한 행운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췌장암 4기를 진단받고 사이즈가 커서 수술이 가능하지 않은 상태였거든요.
아버지의 경우 항암치료로 사이즈를 줄이고 전이를 줄이고 없애는데 목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찮죠.
첫 번째 항암치료는 별문제 없이 지나는 듯했지만 다 맞고 난 다음 식욕저하와 기운도 없으시고 집에 오셔서 기력이 없어 누워만 계셨습니다. 식사도 제대로 못하셔서 가까운 내과에서 단백질 주사를 두 차례 맞으시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두 번째와 세 번째를 하시면서 기력이 더 떨어지셨습니다. 세 번째 항암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항암치료를 위한 많은 검사에서 여러 수치가 정상보다 떨어져 다시 집으로 오셨습니다. 쉬면서 컨디션을 회복하고 오라고 했지만 집에 오시면 누워만 계시니 근육도 빠지고 입맛도 없고 잠만 주무셨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 항암치료를 위해 입원했을 때는 생각지도 못한 복병을 만났습니다. 복수가 찬 것입니다. 계속 배부르다고 식사도 안 하시려 하고 물 마시는 것조차 힘들어하셨는데 아버지도 우리도 눈치를 못 채고 있었던 거죠. 병원에 가서야 알았습니다. 배가 불룩하게 나오고 다리가 부었는데 잘 몰랐던 거죠. 항암은 두 번째고 복수를 빼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항암 부작용까지는 예상하고 있었지만 복수가 찬 것은 모두가 놀라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의사는 아빠의 남은 시간을 두 달 정도로 얘기했습니다. 정말 일 년 울 거 다 운 거 같아요. 엄마와 아빠의 상황들을 얘기하며 마음의 준비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등 얘기하며 계속 울었습니다.
항암치료의 부작용은 여러 가지가 있더군요. 그중 복수가 찬 거는 복막 전이와 염증이 생겨서 그런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실 복수가 타는 것은 많이 안 좋은 거라고 하더군요. 병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복수를 빼는 작업과 염증을 낮추는 작업들이었어요. 그 과정에서 약해진 아빠는 1인실로 옮기기도 했었고요.
2주 정도 지난 지금은 염증 수치가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식사는 아직 못하시지만 물도 조금씩 마시고 하모니라는 두유를 하루에 세 번 드시는 시도를 하고 계세요. 복수가 찰까 봐 물도 먹는 것도 겁을 내고 계시지만 노력해야겠죠.
또한 운동도 조금씩 시도하고 계십니다. 많이 힘들어하지만 장이 붙으면 수술도 해야 한다니 조금씩 노력하고 계세요.
항암치료 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그렇습니다. 안 할 수 없어요. 그런데 부작용에 대한 마음의 준비와 대비가 필요합니다. 저희는 복수가 차는 것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위험할 뻔했고 지금도 안전한 상태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현대의학에서 암에 대한 치료는 항암치료가 기본이라 이것을 안 한다면 그냥 앓다가 죽겠다는 것 밖에 되지 않더라고요.
암환우마다 상황이 다 다를 것입니다. 머뭇거리다가 때를 놓칠 수 있어요. 공부도 많이 하시고 공격적으로 항암치료 시작하세요. 어차피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면 이겨내는 싸움의 과정을 각오하고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항암치료 말 것인가
아빠의 두 달 밖에 안 남았다는 선고는 항암치료 그만하자는 의견을 가져왔습니다. 남은 시간 편안하게 계시는 게 맞다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편안하게 계실 수는 없더라고요. 복수가 차고 4기까지 진행된 상황은 통증을 가져왔고 집에서는 통제할 수 없어 바로 병원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병원에서는 통증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약들이 있으니 싫어도 병원에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계속적인 관리를 하니 염증 수치도 좋아지고 다시 항암을 해보자 의사가 말하더라고요. 아빠의 암이 지금까지 더 자라지 않고 그대로 있으니 더 자라지 않게 몇 번만 더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항암치료를 다시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론은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현재 바라는 것은 70대 중반의 아빠에게 암이 존재하더라도 더 이상 크지 않고 편안하게 남은 시간을 보내시는 것입니다.
항암제에는 독극물 표시가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독하다는 말이겠죠. 어떤 사람은 항암치료로 암이 소멸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말 정답이 뭐다라고 정확하게 얘기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항암치료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말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몸의 상태입니다. 4기여도 말기여도 이겨내려고 잘 드시고 운동도 하시고 좋은 생각들을 하시는 분들은 이겨내시더군요. 그러나 초기여도 비관하고 힘들어하며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지 않으시면 더 안 좋아지는 것도 보았습니다.
제 주변에는 10년을 넘게 세 가지 암을 가지고 있는 분이 계십니다. 비록 암은 치료되지 않았지만 세 가지의 암을 가지고 대변 주머니까지 차고 계시지만 10년 넘게 살아 있는 것 자체만으로 다들 기적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경우만 보아도 항암치료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개인차가 있는 것 같아요.
단지, 자연치료 등으로 대체하시는 것은 반대입니다. 항암치료와 공격적인 치료 후에 요양하시면서 자연치료 등의 대체 치료 요법을 쓰면서 회복하는 케이스들은 많이 봐 왔습니다.
우리는 의사가 아닙니다. 많은 정보들을 접할 수 있겠지만 전문적인 의사와 깊이 상담하시고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암 환우분들! 힘내시고 이겨내시길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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