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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건강

췌장암 4기 복수가 찼다

by 월억벌자 2022.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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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4기를 진단받고 투병 중이신 아빠를 보는 게 맘이 아픕니다. 항암 4차가 진행되는 상황에 복수가 생기고 말았어요. 항암이라도 잘 버티시길 바랬는데 너무나 걱정되는 복수의 출현은 온 가족을 불안함에 떨게 했습니다.

 

췌장암 4기 네번째 항암

21년도 크리스마스에 췌장암 진단을 받고 항암을 진행해 오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당황하기도 하고 힘들어도 하셨는데 그럭저럭 적응도 해가고 있는 편이었죠. 항암 하고 집에 오시면 며칠은 힘들어하셨지만 다시 컨디션이 돌아오면 마당에 간단한 일들도 하시고 은행 업무 같은 간단한 일들을 처리하시며 나름 일상생활도 가능했어요.

단지 췌장암이라 그런지 먹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양은 줄었고 먹는 것도 부드러운 것들을 드시려 하셨죠. 어떻게든 영양가 있는 것들을 먹이기 위한 엄마의 노력은 정말 정성이었고요.

 

 

그렇게 네번째 항암을 위해 입원하셨고 뜻하지 않게 복수가 차는 것 같다고 의사는 말했어요. 손이 붓고 배가 나오긴 했지만 아빠는 몸무게가 늘었다고 좋아하셨는데 말이죠. 어쩌면 몸에 둔해서 잘 인지하기 못하신 듯해요. 

복수를 먼저 빼야 할 상황이었어요. 복수를 빼는데도 위험 사항에 대해 병원에서는 엄마에게 싸인을 하도록 했죠. 엄마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굉장히 힘들어하셨어요. 복수를 빼는 데는 시간도 반나절 이상 걸린 것 같아요. 3000cc가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는 놀랄 수밖에 없었고 그나마 복수를 빼니 숨 쉬는 게 편안해졌다고 하셨어요. 

복수를 빼고 항암을 할 수 있을까 기다리던 밤에 열이 나기 시작했어요. 아빠도 그리고 간호하던 엄마까지도 말이죠.

그래서 1인실로 옮기게 되었고 그 곳에서 4일 정도를 있다가 다시 병실을 옮기고 항암을 했어요. 항암을 하고 복수를 또 뺐어요. 그 전보다 양이 많은 건 아니었지만 주기가 짧게 복수를 뺀다는 게 막연한 불안함을 주더라고요.

 

 

췌장암 4기 의사면담 

보호자 1명 밖에 있을 수 없어서 엄마께 의사 선생님께 정확한 진행 상황을 물어보라고 전했어요. 그리고 전해져 온 소식은 우릴 많이 힘들게 했죠. 췌장암 4기 그리고 남은 시간 두어 달...

엄마랑 전화를 붙들고 한참을 울었어요. 엄마의 울음소리는 더 마음 졸이게 아팠죠...

아빠가 복수가 차고 빼는 과정을 보면서 엄마는 조금씩 직감하고 계셨던 것 같아요. 아빠가 안 계실지 모르는 후의 일들을 대략적으로 말씀하시더라고요. 정말 그날은 하루 종일 울었던 것 같아요. 너무 빠르게 다가온 것 같아 후회와 안타까움과 마음이 답답해 죽을 것만 같았어요...

 

이렇게 끝낼 수 없다는 생각에 병원을 알아보다가 군포에 한 병원을 알게 되었고 전화 상담을 했어요. 이 병원은 위험 수위에 있는 암환우들에게 조금 더 공격적인 치료를 시도해서 치료된 많은 사례를 가지고 있더라고요. 저는 대구에 있기 때문에 서울에 있는 동생에게 가 볼 수 있는지 타진을 했고 동생이 가겠다고 해서 엄마에게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해 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인턴이 아빠에게 요양병원 가는 줄 알고 말한 상황이 되고 일이 꼬이고 말았죠. 모든 것이 결정되면 말씀드리려 했는데 아빠는 요양병원에 간다는 말로 노발대발하셨어요. 요양병원 아닌데...

엄마는 아이들이 좋은 병원을 알았고 옮길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아빠에게 전달했고 아빠는 기대를 가지게 되었어요. 그런데 엄마와 담당 선생님의 면담에서 그냥 지금 병원에 남기로 했어요. 아빠의 상태가 그리 좋지 않고 옮기는 병원보다 지금의 병원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하신 것 같아요. 

이렇게 힘들고 위급한 상황이라면 차라리 항암을 하지 않고 남은 시간을 잘 보내면 어떨까 했지만 의사는 항암을 안 하면 더 진행이 빠르다는 말을 했고 저희는 고민에 빠졌지요..

 

췌장암 4기 남은 시간들

항암 4차를 마치고 복수를 한번 더 빼고 선거를 하고 싶다는 아빠의 말에 의사는 집에 다녀오시라고 해서 퇴원을 하게 되었어요. 그렇지만 인턴이 와서 원래는 집에 가시면 더 위험할 수 있으니 열이 나거나 위급한 상황이 되면 빨리 병원으로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집에 오신 엄마와 아빠는 너무나 좋아하셨고 저도 바로 가서 아빠 얼굴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손도 만져보고 그랬어요. 그리고 엄마는 시간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니 상황은 알고 있어야 한다며 아빠에게 솔직히 말하고 재산에 관련된 거, 엄마의 거취 문제 등을 울며 상의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글로 쓰지만 실제 겪는 환자와 가족들은 어떻게도 마음을 표현할 수가 없어요. 상실감과 후회와 많은 감정들...

살아있는 게 뭔가 생각하게 되고 그렇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은 살아야 하고 만감이 교차합니다...

 

 

취장암 4기의 아빠를 겪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정기적인 CT 검사 꼭 하시라고요. 10만 원대 전후반 하니까 그냥 돈 들이더라도 하시라고요. 나중에 췌장 혹은 담낭 등 문제 생기면 10만원 아끼다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어요. 그리고 예방하는 방법이 정기적인 검사밖에 없다고 합니다 현재로선.

 

저희는 이 시간들을 견뎌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글이 도움이 조금이라도 되길 바랍니다.


저희 아버지는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나 점점 치료 의술도 발달되어 가고 있고, 무엇보다 환자의 치료의지가 중요한것 같습니다.  4기이지만 완치를 말하는 환자들도 많고 희망을 말하는 최고 전문의 선생님도 계십니다.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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